인천 부평경찰서 청천지구대 경위 김 정 호
어린시절 개울가에는 중태기란 물고기가 참 많았다. 정식명칭은 버들치이다.
이제는 깨끗한 1급수에서만 사는 1급수의 지표종이다. 하지만 중태기란 물고기에 대한 어원이 참 재미있다.
조선 중기 인조 임금 시절 진묵대사란 큰 스님이 있었다. 당시 조선은 숭유억불 정책으로 스님에 대한 존중보다는 멸시하는 듯한 시선이 많은 시절이였다.
진묵대사가 개울을 건널 때 즈음 마을 청년들이 개울에서 잡은 물고기로 매운탕을 먹다가 스님을 보고 놀려주려고 “스님 매운탕 한그릇 드시고 가시죠” 하며 농을 하니 진묵대사는 “ 그래, 그럴까” 하며 성큼 다가와 매운탕 한그릇을 모두 먹은 후 “한그릇 다 먹어서 배가 부르니 변을 봐야겠군아” 하며 개울가에서 변을 보자, 매운탕으로 먹은 물고기가 살아있는 물고기가 되어 퍼득퍼득 헤엄치고 있었다.
놀란 마을 청년들은 백배사죄하며 모두 진묵대사의 제자가 되었고 그때부터 중이 태기(임신)하여 낳은 물고기라 하여 중태기라 불리우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기였던 충청도와 전북지역에서는 실제 한동안 중태기는 먹지 않는 물고기였다고 한다.
요즘 불볕 더위가 계속되면서 불쾌지수가 높아져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거나 불쾌감을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
열대야로 인해 밤거리로 나선 시민들의 감정싸움이나 불쾌지수 상승으로 보복 운전, 주차시비로 인한 폭행이 큰 싸움으로 번져 경찰이 출동하는 경우가 증가 추세이다.
무더위의 짜증으로 욱하는 마음에 우발적인 범죄가 증가하는 요즘 진묵대사의 지혜로움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자. 마을 청년들에게 모욕을 당한 진묵대사가 크게 노여워하였다면 중태기이라는 이름의 물고기도 없었고 당시 조선의 백성으로부터 존경받는 진묵대사가 아닌 그냥 스님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특정 종교의 가르침이 아니더라도 계속되는 무더위에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에 대해 고민해보자
성냄을 한 번 참으면 백일이 편하다는 말이 있듯 내 스스로를 위해 한발 물러나는 지혜가 필요한 요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