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경찰서 구월지구대 순경 김 태 은
얼마 전 심야시간에 "모르는 남자가 내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고 도망갔다"는 112신고를 접하고 지구대 순찰차, 기동순찰대, 여성청소년수사팀 등 10여명의 경찰관이 출동한 적이 있었다. 도착하여 신고자를 만나보니 신고자는 해맑게 "아 친구들이랑 술 먹다가 장난 친 거예요~"라며 그 신고가 장난임을 알렸다.
물론 그러한 성범죄의 피해가 없어 다행이었으나 그 신고로 인해 당장 출동할 수 있는 10명의 경찰력이 손실 되었고, 같은 시간 때에 살인, 강도와 같은 범죄가 발생, 접수되었다면 출동 지연으로 한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 이날 출동 경찰관들은 신고자를 ‘거짓신고’로 즉결심판에 회부했다.
몇 달 전에는 한 여성이 자신의 명의를 빌려주어 차량을 구매하게 한 사람이 과태료를 내지 않고 연락이 두절되어 그 차량을 찾기 위해 “내 차를 세워놓았는데 누군가 끌고 가버렸다”며 차량 도난신고를 한 적이 있었다.
실제 차량 도난신고의 경우 해당 차량을 수배하는 전산상의 작업 뿐 만 아니라, 주변 순찰차들이 해당 차량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등 많은 경찰력이 소모된다. 자신의 민사상의 이익을 위해 허위로 신고한 이 여성도 ‘거짓신고’로 즉결심판에 회부하였다.
이러한 거짓신고는 경범죄처벌법 제3항2호 거짓신고(6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형법 제137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되는 범죄행위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것이 범죄인지 모르는지, 2015년에는 112에만 1,700여건의 허위 신고가 접수되었다.
경찰은 112신고 신속출동을 위해, 또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24시간 노력하고 있다. 허위신고는 이렇게 항상 긴장하며 근무하는 경찰관들을 허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생명과 신체에 큰 위협이 되는 범죄가 발생하였을 때 당장 출동할 수 있는 경찰력에 큰 손실을 준다.
0.1%의 확률도 되지 않지만, 만약 내가 납치, 살인의 위험에 빠져있는 와중에 누군가의 거짓신고로 인해 경찰이나 소방의 출동이 지연되고 결국 나의 생명, 신체에 큰 피해를 입게 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 모두 거짓신고 근절에 앞장서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