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경찰서 구월지구대 순경 김 태 은
민족 대명절 추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은 한 해 농사의 수확이 이루어지고 풍작에 대해 하늘에 감사하는 제사를 지내고, 온 가족이 모여 풍성한 음식을 나누며 함께 보내는 날이다.
그러나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이러한 기분 좋은 추석 연휴 기간에 가정폭력 112 건수가 평소보다 53%가 늘어났고, 부모자녀 또는 형제자매 간 폭력은 평소보다 2~3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서부터 이어져온 가부장적인 분위기 탓에, 여성들의 음식준비에 대한 희생이 계속되어 왔고, 음식 준비에 대한 노고를 표출하는 여성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들과 갈등이 생겨 명절 때 특히 많은 부부싸움, 가정폭력이 일어난다.
또한 어른들이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오랜만에 본 가족 및 친척들에게 다짜고짜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하여 갈등이 생기고, 이것 역시 가정폭력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명절연휴 가정폭력은 제사 음식준비 뿐만 아니라 음주, 경제적 문제, 시댁방문 및 친정방문, 결혼, 취업, 자녀출산문제 등에 대한 갈등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함께 올해의 풍성한 음식에 감사하고 오랜만에 만나 정을 나누는 명절에 심기를 건드리는 말과 행동으로 가정폭력이 발생하면, 그 가족 전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평생 동안 있을 명절연휴를 남남으로 보내게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한 회사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추석 연휴 가장 듣고 싶은 말로는 "너를 보니 힘이 난다", "연휴도 긴데 여행이나 다녀오렴", "갈수록 예뻐진다(멋져진다)", "음식은 나가서 먹자"순이었고, 가장 듣기 싫은 말은 "애는 언제쯤", "살쪘네" 등 외모에 대한 지적, 결혼 및 취업에 관한 질문이 뒤를 이었다.
이번 연휴에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에게 듣기 싫은 말이 아닌 기분 좋은 칭찬으로 대화를 시작하고, “친정집도 가자”, “음식 하느라 많이 힘들지?”, “설거지는 내가 할게”, “도와줄건 없어?” 등의 말로 음식 준비로 고생하는 부인과 어머니의 고생을 덜어준다면 가정폭력 없는 추석 명절이 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