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부경찰서 서곶지구대 순경 조 수 영
가끔 밝은 대낮에도 전조등이나 전조등 주위에 있는 조명을 켜고 운행하는 자동차들을 볼 수 있다. ‘대낮부터 웬 조명?’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주간주행등을 켜는 작은 행동 하나가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주간주행등(DRL : Daytime Running Light)이란 낮에 작동하는 라이트로서, 주간에 다른 운전자 및 보행자가 자동차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전조등 주위에 별도로 장착되는 소형 발광다이오드(LED) 램프 및 등화장치를 말한다.
하지만 전조등과 주간주행등의 차이를 헷갈려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두 조명의 기능은 엄연히 다르다. 전조등은 야간에 자동차의 앞길을 밝혀 운전을 돕는 역할을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주간주행등은 말 그대로 밤이 아닌 낮에 자동차를 쉽게 식별하도록 장착하는 조명이다.
이러한 주간주행등은 주행하는 차량의 위치와 움직임을 타인에게 쉽게 알림으로써, 주간주행등을 켜지 않은 차량보다 더 먼 거리에서 차량 확인과 식별이 가능하도록 하여 운전자와 보행자의 교통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지난 2009년에 교통안전공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간에 등을 켜고 달렸을 때, 교통사고가 약 28% 감소되어 연간 1조 2500억 원 규모의 교통사고 손실 비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주간주행등으로 인해 자동차의 움직임이 2배 이상으로 식별될 수 있어, 주의력과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어린이들의 사고위험이 대폭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0년대 북유럽 국가인 핀란드가 처음으로 관련법규를 마련하면서 본격적인 주간주행등의 시대를 열었고 뒤이어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도 핀란드의 규정을 거의 그대로 도입하면서, 주간주행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법률이 개정되어 2015년 7월부터 생산된 국내 전 차종에 대해서는 LED 형태의 ‘주간주행등’ 장착이 의무화되었다.
하지만 막상 도로에 나가보면 아직까지 주간주행등을 켜고 운행하는 차량이 많지 않다.
이제부터라도 주간주행등을 켜는 작은 습관을 들여 건강한 교통안전 문화가 정착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