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중심가에 이런 곳도 있었나 싶었다. 숨을 몰아쉬며 가파르게 이어져있는 계단을 따라 힘들게 올라서자 4층 옥상위에 허름한 단칸방이 눈앞에 들어왔다
9월의 가을 하늘은 높고 청명했다.
9월22일(토)오전. 스레트 지붕을 하늘삼아 여름에는 더위와 겨울에는 추위와 씨름하며 지내는 A씨(64.6.25 참전용사)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민. 관. 군 어메이징 하우스” 봉사팀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윤재근 목민봉사회장과 회원들. 신현관 구리시 주민지원생활과장과 직원들. 권용일 제73사단 공병대대장과 장병들은 2달 만에 마주 한 상면의 기쁨보다 오늘 집수리에 대한 총체적인 의견을 나누고 곧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오늘의 집수리 봉사는 방한칸에 주방 겸 화장실(창고)이 있는 낡고 오래 된 집 현관에 커다란 유리창이 달려있는 샤시를 새로달아 출입문으로 사용하고 누추하고 오래 된 방문틀도 교체한 후 도배.장판을 하는 작업이었다
그리고 옥상계단에 비가림막이 없어 겨울이면 얼어붙어 옥상에 로프를 설치해 붙잡고 오르내리락 한다는 사연에 따라 옥상계단 진출입로에 철골구조물로 비가림막을 설치하기로 했다
오늘 작업은 하루종일 옥상에서 이루어지기에 목민봉사회는 지난번 옥상작업에서의 교훈을 삼아 이미 오전에 대형천막을 설치해놓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먼저 방에서 주방으로 이동해도 스레트지붕 외에는 가려줄 곳이 아무것도 없는지라 방에서 주방까지 이어지는 곳에 샤시문과 판넬을 세우자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졌다
물론 겨울을 대비 해 보온에 각별히 신경을 썼고 이제는 눈. 비가 몰아쳐도 그동안 연세드신 어르신이 받았던 고통은 말끔히 해소됐다
또 한 옥상 진출입로에 설치해놓은 비가림막은 보는 이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이제는 한겨울에도 로프를 매달아 오르내리는 일은 생기지 않게 됐다 그리고 누구보다 A씨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비록 단칸방이지만 노년을 안식하는 소중한 공간은 찬바람이 쌩쌩들어오던 창문틀을 2중창 샤시로 교체했고 누렇게 찌들었던 벽에는 새하얀 벽지가 발라지고 갈라지고 지저분했던 방바닥에는 깨끗한 장판이 깔리자 이곳이 옥탑방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애초 계획에 없었지만 목민봉사회 3년 만에 처음으로 건물주가 민. 관. 군에서 나서 A씨의 거주지를 리모델링 해주는 것에 고마움을 전달하며 A씨가 사용하는 낡고 부서진 양변기 교체비용을 재료가게에 선뜻 지불해 목민봉사회에서 양변기 교체작업도 실시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역구 통장도 주민을 통해 이같이 좋은 봉사활동에 비록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지역주민을 대신 해 감사드린다.며 음료수 값을 보내오는 등 지난 3년간 느껴보지 못했던 이웃의 정을 새로 실감하게 되었다
그동안 집수리 봉사활동을 나가면 설령 비어있어도 자신의 집앞도로에 차를 주차시키는 것도 못하게 하거나 싫어했고 어려운 이웃에 대한 봉사 중 상당히 많은 시기와 질투. 그리고 일부에서는 훼방까지 있었다
올 해 초 구리시 외곽에서 집수리 봉사활동 중 주말휴일로 비어있는 모 공장 외곽주차장에 회원들 일부가 차를 주차해두었다가 “차들이 수시로 들어온다.며 당장 철수하라”는 공장관리자의 싫은 소리에 작업을 하다 말고 다른 곳에 주차시키러 다니는 등 어려움을 겪었는데 정작 그 공장에는 저녁늦게까지 단한대의 차량도 들어서질 않았었다
이처럼 아무리 좋은 봉사활동이라고 누누이 설명해도 수혜자 이외에는 정작 아무도 관심조차 없었고 그 어떠한 격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 자신의 집을 고쳐준다,면 구렇게 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리라... 생각되었다
그런데 이날 A씨 주변의 시민들은 정작 고마움을 새삼 느낄 수밖에 없었다. 기계 소음에도 아랑곳 안했고 먼지가 날리고 특히 지역특성상 주차공간이 부족해 통행의 어려움에도 누구하나 불만을 토하지 않았다
오히려 A씨 집에서 각종 쓰레기가 배출되어 골목에 쌓였지만 자신의 일인양 적극적으로 나서며 수거차량까지 날라주는 등 고마운 분들도 있었고 골목에 적치해놓은 재료들로 인해 자신의 작업장 출입이 비좁아져도 괜찮다며 오히려 많은 이해를 해주어 이날의 작업은 큰 어려움없이 진행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날 도 매번 빠지지 않고 간식거리를 준비해 와 민. 관. 군 봉사팀에게 활력을 북돋아 준 구리시보건소 방문보건팀과 목민봉사회 여성대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누가 뭐래도 최고의 지원팀으로 손색이 없었다
이날 집수리 봉사에 참여 한 구리시청. 73사단. 목민봉사회의 구성원들은 집수리봉사가 펼쳐지는 하루종일 자신의 일처럼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군 복무중인 73사단 장병들의 노고는 이루 말할수 없었다
밥보다 햄버거를 좋아하는 신세대 장병들이지만 고참. 졸병 구분없이 일하는 내내 서로 격려하며 부족한 힘을 나누는 그들의 모습에서 안정된 대한민국 국방의 힘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날 늦은 오후에 작업의 대부분 마쳤고 이제는 하루종일 오가며 눈에 가시같았던 옥상마당을 차지하고 있는 너절분하게 늘어서있던 화단과 각종 폐품 등을 버리는 일만 남았다
한사코 자신이 처리하겠다,며 버리는 것을 못하게 했지만 그대로 방치해두면 얼마가지 않아 또 다시 옥상이 지저분 해지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었다
밀고댕기는 몇 번의 대화를 통해 마침 내 각종 폐품들을 버리는데 합의했다.십수개의 대형마대자루에 담아 배출하고 나니 언제 옥상이 이렇게 컸었나 할 정도로 너무도 깨끗하게 변모 된 A씨 거주지를 다시한번 지켜볼 수 있었다
저녁 7시가 넘어서자 이날의 집수리 봉사는 모두 끝났고 모두의 얼굴에는 오늘도 보람있는 하루해를 보냈다.는 기쁨과 성취욕으로 가득차 있는 것을 또 다시 바라볼 수 있었다
9월의 저녁 어느틈에 해는 져 주위는 온통 어둠으로 차있었고 골목을 비쳐주는 가로등불을 뒤로하며 힘찬 발걸음으로 집으로 부대로 귀가를 재촉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희망의 불빛으로 밝아오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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