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을 전용하며 사무용품, 토너 등을 구입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경기 남양주 병/ 사진)이 대법원에서 받은 ‘2019년 결산 세부내역’등에 따르면, 전문재판운영예산 중 15%를 2019년말 전용해 복사용지, 토너, 사무용품 구입비로 사용했으며, 특히, 이 중 대부분이 난민, 소년, 파산재판 관련 예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절차보장을 통한 난민재판 지원’ 예산 10억 원 중 78%인 7억9천만 원, ‘소년아동 등 사회적 약자 전문재판 강화’ 예산 16억 원 중 2억1천만 원, ‘회생 및 파산 재판 기본 운영비’ 16억 원 중 6억 1천만 원, ‘인신보호제도 운영’ 14억 원 중 2억 7천만 원 등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예산에서 총 20억 원 규모의 예산전용이 있었다.
대법원은 사무용품, 소모품 소요에 대한 예산이 부족해 전용했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있으나, 연말인 2019년 12월 12일에 갑자기 추가적인 예산이 필요할 정도로 사무용품과 토너 등의 수요가 부족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국 법원 예산 집행내역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은 복사용지구입 없이 토너만 9천2백만 원가량 구입했으며, 안양지원은 사무용품만 6천2백만 원가량 구입하고, 제천지원도 사무용품만 1천4백만 원가량 구입하는 등 각종 문구류 기타 사무용품 구입비만 5억 원에 이른다.
기획재정부의 ‘2019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연도말에 다른 사업 예산의 집행 잔액을 전용. 불요․불급한 수요에 충당하여 집행’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대법원은 사회적약자를 위한 예산을 전용하며, 복사용지, 토너, 사무용품 구입비로 충당한 것이다.
예산 전용이 일어난 소년아동 등 사회적 약자 전문재판 강화, 난민재판지원, 회생 및 파산재판 기본운영비, 재정신청제도 운영비 등은 연말에 상당규모의 예산이 전용됐음에도 불구하고 불용액도 발생하고 있어 애초에 예산의 집행이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전문재판운영이라는 명목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을 배정했지만 대법원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활용되지 못한 예산을 불용처리 하지 않기 위해 연말에 사무용품에 대한 수요가 발생했다는 이유를 들어 전용까지 한 것이다.
이에 김용민 의원은 “사업의 집행이 저조한 예산을 불용처리 하지 않고, 타 사업으로 돌려 집행하는 것은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라면서 “나아가 소년아동, 난민, 파산 등 사회적약자를 위한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는 대법원의 상황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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