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경찰서 동암지구대 순경 김 도 현
한낮 기온이 35°c를 넘나드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지속되는 여름더위와 열대야 현상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날씨 속 지쳐가는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일까? 우리들의 소중한 어린 생명이 차안 무겁고 답답한 공기 속에 갇혀 있었다.
지난 29일 오후 4시 40분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계동의 한 유치원 통학버스에서 4살 최 모군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맨 뒷좌석까지 확인 하지 못한 운전기사와 인솔교사의 안일함 때문에 8시간 동안 통학버스에 갇힌 4세 아이는 현재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여름철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사고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4월에는 광주 북구 특수학교에 도착한 통학버스에서 근육발달·뇌병변 1급 장애가 있는 7살 남자아이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지고 말았고, 6월에는 광주 북구 어린이집 차 안에 5살 여자아이가 2시간가량 방치됐다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최근 5년 동안의 사고통계를 보면, 차 안 방치를 비롯해 어린이 통학 차량 사고로 40명이 숨지고, 2천여 명이 다쳤다.
폭염 속 한낮 기온이 30°c 이상만 되도 차량 내부 온도는 90°c가량으로 치솟는다. 사람이 갇히게 된다면 체온이 40°c이상으로 올라 가며 심장에 부담을 주고 뇌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열사병으로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어린이 등․하원의 기록을 의무화 하고 통학버스 운영자와 운전자의 교육 강화라는 방지책이 있지만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차 안에서 어린이가 숨질 경우 당사자가 제 아무리 부모라 하더라도 살인 혐의를 적용해 강력하게 처벌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과실치사상으로 최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처벌 기준을 두고 있다. 하지만 집행유예가 대부분인 실정이다.
즉, 어린이 안전사고 발생의 주 원인은 실효성 있는 안전교육의 부재와 함께 당사자들에 대한 처벌 수위가 매우 낮다는 데 있다.
처벌기준을 강화하고 유치원 또는 어린이집 등을 대상으로 실효성 있는 안전교육을 실시하여야 하며, 어린이를 통솔·책임져야 할 사람이 명확하다면 어린이 통학차량 사고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이 아닌, 책임을 떠넘기기위한 부끄러운 어른들의 행정적인 차원의 예방책보다는 뒷좌석까지 잠깐 확인하는 담당자의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여러 안전규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정착되어야할 것은 어린이를 담당하는 우리 어른들의 책임감이다. 책임감 없는 사람이 단순 돈벌이 수단으로 귀중한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일을 안일하게 생각하고 근무한다면 언제든지 불행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매년 접하는 어린이 통학버스 차량 사건사고의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